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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 보여주기 부끄러운 첫 게시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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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자로써의 과정은 다사다난 했습니다. 이 글은 자랑도 자책도 하는 글이 아닙니다. 그냥 저를 소개하는 글이에요. 잠시 제 이야기를 들어주세요.
개발자를 시작하게 된 계기
우선, 면접때나 사용하면 계기, 포부따위 기술하지 않겠습니다. 저는 돈때문에 개발자를 시작하게 되었어요.
제가 고등학교를 진학하기 전에 진로를 결정해야하는 시기가 왔었을때 현실적인 문제로 개발자를 택하게 되었습니다. 딱히 적성에 맞는지도, 재밌는지도 모른체 말이예요. 그래서 대구소프트웨어 고등학교에 진학을 결정하게 되었고 나름 만족스로운 3년을 지내게 되었습니다.
이 3년이 저한테는 너무나 소중한 시간이였어요. 다소 철이 없던 저에게 많은 성장을 하게 해준 경험이였거든요. 친구들과 싸우면서 사회생활을 배우게 되었고, 공부를 잘하는 친구를 보면서 동경심을 키우며 자라왔습니다.
아픈 시간이 많은만큼, 저는 내적으로 성장했다고 믿고있습니다.
그렇게 저는 좋은 기회를 통해서 역삼에 스케치소프트라는 회사에 3개월간 인턴으로 지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첫번째 개발자로서 어땠는가?
여긴 저의 첫 회사네요. 2학년 겨울방학때 좋은 기회에 인턴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회사 사람들은 믿을 수 없을만큼 친절했고 제가 모르는 부분을 잘 알려주셨습니다. 이게 스타트업이구나 라는 것을 느낄 수 있던 좋은 기회였습니다.
같이 다니던 동료들과 함께놀며, 평소에는 관심도 없던 밴드 공연도 같이 데려가주셨습니다. 이때부터 제가 밴드를 좋아하게 된 계기가 된 것 같네요. 정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데이브, 마크, 윤, 민트, 스톤, 그리고 다른 동료분들 너무나 서울라이프를 잘 즐겼답니다. 그렇게 저는 즐겁게 회사를 다니며 3개월이라는 시간이 흘렀습니다.
회사 동료들은 제가 계약기간이 만료되었다고 Crong 케이크도 직접 전달해주셨습니다. (당시 제 회사 닉네임이 Crong이였거든요.)
지금도 회사 사이트에서 제 이름을 찾아볼 수 있네요.
정리하자면, 스케치소프트는 저에게 기술적인 성장보단 인간적인 성장을 많이 이루게 해주었던 회사입니다. 그것은 변함이 없습니다.
하지만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다고 하던가요. 저에게 정규직 제안이 왔을때 쉽게 승낙하지 못하였습니다. 저는 기술적으로 성장을 이뤄내고싶은 욕심이 더 컸거든요.
그렇게 좋은 조건의 제안이 왔음에도 그들과 함께하지 못하였습니다. 나중에 제가 기술적으로 더욱 성장한 모습으로 다시 나타난다면 동료들이 저를 다시 받아줄지 모르겠습니다.
그렇게 다시 1년의 시간이 흐릅니다.
두번째 개발자로서 어땠는가?
열심히 취준을 하고 AB180이라는 회사에 들어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남들이 저에게 정말 좋은 회사를 들어갔다고 할때, 저는 내심 기분이 좋지 못했습니다.
입사 전까지는 이 회사가 정확히 무슨 회사인지 모르고 있었거든요. 물론, 면접 공부를 하면서 알아봤었지만 정말 도매인을 1도 모르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입사를 결정하게되고 처음 회사를 갔을때 너무나 충격이였습니다. 신규입사자를 위한 Welcome Kit
이 있었고 도매인 이해를 위한 대학교식 강의가 준비되어 있었거든요. 도매인을 1도 모르던 저에게 정말 최고의 세션이였습니다.
신규 입사자를 진심으로 챙겨주었었고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멘토분이 많이 도와주셨습니다. 아마 제가 지금까지 다닌 회사중에서 가장 체계가 잘 잡혀있는 회사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AB180 프론트엔드 팀에 찬희님이 계십니다. 찬희님은 개발자로서 본받을 점이 많으신 훌륭하신 분이라고 생각됩니다. 의사전달을 깔끔하게 잘 하시고 업무 생산성이 말이 안되게 효율적이였거든요.
그리고 저의 직속 멘토분이셨던분은 제가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많은 도움을 주셨습니다. 제가 만나본 사람 중에서 가장 인간적인 분이셨습니다. 제가 고등학교 3학년에 입사해서 성인이 될때까지 많은 내적 성장을 했었는데, 그때 가장 큰 영향을 끼친분이 멘토분의 영향이 컸던 것 같습니다.
막상 그때 당시에는 그걸 잘 몰랐지만요.
시간이 지날수록, 개발자라는 직업이 질리기 시작했습니다. 어려운 도매인에서 개발하는 것도 지치고, 맨날 출근 퇴근하는것도 지치기 시작했습니다. 무엇보다 제가 성장이 멈췄다고 생각했었습니다. 어렸을때 전, 그것이 퇴사를 결정하는데에 충분한 사유가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고, 퇴사를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퇴사를 결정하고 한달이라는 시간이 남았을때 저는 생각보다 업무의 생산성이 현저히 떨어졌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더 이상 내 일이 아님" 이라고 생각했었습니다. 당시에는 팀원분들께 이것이 어떤 악영향을 끼칠지 알 수 없었습니다. 제가 마무리해야하는 일을 결국 끝까지 해내지 못했습니다. 이 일은 제가 개발자로서 지내면서 (그러니까 5년) 이라는 시간동안 제일 후회하는 일입니다.
지금의 저는 그때의 팀원들에게 죄송한 마음이 너무 큽니다.
사실 이 글을 작성하게 된 이유도 그때문입니다. 언젠가 제 멘토분이 이 글을 보고 제 마음을 알아주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글 작성을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쉬어가며
퇴사를 하고나서 저는 한동안 인생에 관하여 많은 고민을 하게 되었습니다.
- "내가 이렇게 책임감이 없던 사람이였나?"
- "이따위로 계속 살면 괜찮을까?"
- "내가 개발자라는 직업이 적성에 맞나?"
그래서 저는 잠시 퇴사를 하면서 개발자를 쉬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잠시 스타벅스에서 일을 했었습니다. 11월에 지원을 하였고 12월달에 첫 근무를 하게되었습니다. 스타벅스 압구정윤성빌딩점에서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첫 출근을 하게되었을때 저는 설렘과 기대만 가득 심은채 발을 디뎠습니다. 하지만 입사 2시간 후 느꼈던 점은
"아 뭔가 잘못됐는데" 였습니다.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붐볐고 파트너들은 얄짤없었습니다. 스타트업같은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일을했던 저한테는 너무나 딱딱하고 정적이였던 겁니다. 스타벅스에선 1분 1초가 너무나 소중한 시간이고 그 시간을 허투로 쓰면 안됩니다.
업무중 여유가 있을때 잠깐 휴대폰 꺼내보는것도 당연시되지 않습니다.
스타벅스는 각 포지션을 3개로 나눕니다. CS/POS/BAR. 그 중에서 신규 입사자는 CS랑 POS를 주구장장 봅니다. 입사 첫날부터 음료를 만드는 BAR에 투입시키는건 너무나 큰 리스크이기 때문이죠. 저희 매장에서는 음료를 만들기위해서 음료의 레시피를 전부 외워야합니다. 하나라도 틀린다면 BAR에 투입될 수 없습니다.
음료의 종류가 정말 너무나도 많아서 그거 외우는데도 힘든데, Tall Grande Venti 별로 어느 비율로 몇 ml 넣어야하는지 전부 외워야합니다. 음료뿐만 아니라 부재료를 만드는것도 굉장히 고된 작업입니다. 푸른용 라떼를 만들때 위에 올라가는 푸른 폼도 다 외워야하거든요.
하도 외워서 휘핑은 이제 눈 감고도 만들 수 있을 정도로 빡세게 굴러갔습니다.
먼저 CS 업무입니다. CS는 전문용어로 노가다꾼이라고 하는데 앞치마에 맨 타이머를 달고 알람이 울릴때마다 디시워시, 진열장 정리, 테이블 정리, 컨티바 치우기(접시 올려놓는 공간입니다.), 화장실 청소 등등... 이걸 바쁠땐 10분에 다 해야합니다. 타이머가 울린다면 다시 이걸 처음부터 해야합니다. (ㅋㅋㅋ 글로 쓰다보니까 바쁜게 체감되네요.)
이제 POS 업무입니다. 이거는 스타벅스의 프론트맨입니다. 손님을 접대해야하죠. 스타벅스의 POS는 진짜 말도안되게 복잡합니다. 왜냐하면 커스텀 메뉴들이 많기때문이죠. POS업무를 하면서 어떤 일이 있었냐면 스타벅스에 오트밀크로 변경하는 커스텀 옵션이 있습니다. 여기서 오트밀크로 변경하면 시럽을 무료로 추가할 수 있습니다. (맛이 텁텁할 수도 있어서) 그래서 저는 이게 자동으로 되는줄 알았는데 무료로 적용이 안되고 유료 엑스트라 600원이 추가 결제된겁니다.
스타벅스는 대기업이기때문에 1원 한톨도 절대 놓치지 않습니다. 이 경우 손님을 지구 끝까지 찾아서 재결제를 요청드려야합니다.
하지만 퇴사를 할 무렵에는 POS를 슈퍼바이저분께 극찬을 받으면서 능숙하게 다룰 수 있게되었습니다. 퇴사 안하면 안되냐는 소리까지 할정도로요. (큰일날 소리 하시네)
마지막으로 스타벅스에서 일하면서 가장 힘든건 일도 손님도 아닙니다. 파트너때문에 가장 힘들었던 것 같아요. 파트너중 어떤 한분이 제가 POS를 보면서 자꾸 쳐다본다고 욕을 하셨습니다. (저는 BAR 업무를 빨리 해보고싶어서 일하는걸 보고 배우려고 했지만요) 그 분을 편의상 A라고 하겠습니다.
A : "리암, 왜자꾸 쳐다보세요. 볼 시간 있으면 백룸가서 접시나 닦아요"
이 말을 듣고 저는 너무 충격이였습니다. 여기서 끝났으면 저는 제가 잘못했구나라고 생각하고 계속 지냈을겁니다. 하지만 끝이 아니였죠.
A : "저 다음주 스케쥴표 봤는데 리암이랑 겹치는 날이 없어서 너무 행복해요. 리암도 좋죠?"
A : "리암 얼굴 볼때마다 소름이 끼쳐요"
무려 이 말을 같이 BAR-POS에 서있을때 들었습니다. 단 둘이요.
사실 이때 죽고싶었습니다. 왜 나한테 이런 일들만 생기는지 모르겠어서요. 그래도 저는 그분과 만날때 항상 인사했습니다. 물론, 받아주지 않았지만요. 보통 저, A, 슈퍼바이저분 이렇게 3명에서 일을 하는 경우가 있었는데 슈퍼바이저분께서 세명이서 있을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슈퍼바이저 : "A, 리암 너무 일 잘하는거 아니예요? 퇴사하는게 아쉬워"
라고 하셨을때 A의 표정을 잊을수가 없습니다. ㅋㅋ 글 쓰다보니까 스벅다닐때 생각나서 열받네요
아무튼 이렇게 다사다난한 스타벅스의 생활이 끝이났습니다. (글에 적지 못한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힘든게 많을수록 확실히 성장을 했다는게 느껴지네요.
저는 인간관계를 어떻게 해야하는지 알게되었습니다. 무슨 일을 하더라도 배울점은 있는것 같아요.
지금은?
스타벅스를 퇴사하고 열심히 취준을 하고 지금은 성과관리 솔루션인 클랩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비록 아직 다닌지 3개월 정도밖에 안되었지만, 지금까지 다닌 회사들의 경험으로 너무나 만족스러운 회사생활을 하고있답니다.
저의 목표는 이제 클랩이라는 서비스를 최고의 서비스가 될 때까지 열심히 성장하는 것입니다. 더이상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음을 다짐하며 말이죠.
긴 저의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 양질의 글로 돌아올게요.